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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설비 이설(移設) 본문
이설(移設) : 다른 곳으로 옮기어 설치
어떠한 산업이든 설비를 처음 생산하여 설치하고 일정 기간을 사용하다 수명을 다하거나 목적이 완료되면 설비를 폐기 혹은 다른 곳으로 옮겨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거대한 시장이 형성된다. 생산 라인 전체를 이설 하게 되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의 비용이 든다. 또한 수천 명의 이원이 이설에 관여하게 되고 수년간의 이설과 셋업이 진행된다.
생산 라인의 전원을 차단하고 배관과 케이블을 분리하여 보관하고 한 대씩 반출하여 포장하고 차로 배로 목적지까지 옮기게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반입하고 도킹하고 배관과 케이블을 설치하고 유틸리티 켜고 전기 켜고 원래 상태로 만들기 위해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내가 하는 일이 여기서 원래 상태로 만드는 백업을 하고 있다.
전에 사용하던 설비를 옮겨와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최대한 사용 가능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10년 가까이 사용하였으며 1년 정도 창고에 보관 후 다시 여기에 도킹 후 1년 넘게 있었다고 한다.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일부 장치가 단종되고 서비스가 불가하여 이 장치를 복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DRY ETCHER 설비의 셋업 절차를 간략히 적어 보았다.
01. 반입 후 도킹
02. 유틸리티 배관 연결
03. 전장 케이블 연결
04. 전기, 유틸리티 공급
05. IO Check
06. 통신 확인
07. 장치 동작 여부 및 알람 조치
08. 장치 티칭 및 세팅
09. 진공상태 확인
10. 가스공급
11. 반송 확인
12. 챔버 내부 파츠 장착
13. RF 테스트
14. 자동공정 테스트
15. 수동/자동 반송 테스트
16. 공정을 포함한 자동 반송 테스트
17. 셋업 완료 확인 검사
대략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친다. 이 절차는 신규 설비의 셋업이고 이설 한 설비의 셋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셋업 주체만 다를 뿐이다. 설비를 만든 회사가 셋업 하느냐 아니면 설비를 처음 보는 사람이 하느냐 차이 정도일 것이다.
셋업 중 나타나는 문제점들 중 아주 곤란한 경우가 많다. 대략 아래와 같은 경우이다.
1. 케이블 오배선
2. 리크(Leak)
3. 장치의 설정값 사라짐
4. 장치 메이커에서 서비스 불가
5. 기존에 접해 보지 못한 장치 (사용법을 모르거나 에러 조치 방법을 알 수 없음)
6. 물리적 인원 부족
7. 장치 수리를 위한 비용과 시간 (고장으로 분류하는 경우 백업 불가)
1. 오배선
가장 처음 확인해야 할 항목이며 가장 어려운 항목이다. 새 설비이면 아주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되어 있어야 할 케이블이 아래의 사진처럼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오 배선은 진짜 진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설비를 백업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이며 찾기도 쉽지 않다.
2. 리크(Leak)
타이어에서 공기가 새는 것을 빵구(Punk)라고 한다. 진공 챔버에서 공기가 새어 들어가는 것을 리크(Leak)라고 한다. 타이어는 안에 공기를 압축하여 넣었기 때문에 새어 나오는 것이고 진공 챔버는 안쪽의 압력이 낮아서 새어 들어가는 것이다.
리크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O-Ring, Bellows, Lid, Valve내부, 배관, 균열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설비에서 pumping 하여 원하는 압력 이하가 되어야 한다. 이를 base pressure라고 한다. 이는 설비 사양에 포함되어 있는 항목이다. 최근 작업중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이 leak를 잡는 일이었다. 어이 없게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용접 부위가 손상되어 발생한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leak detector를 이용하여 상부에서 하부로 헬륨가스(Helium gas)를 뿌려 leak detector가 반응하는지를 보며 leak point를 찾아야 한다. 찾아서 조치하고 다시 찾고를 반복한다. Base pressure가 될 때까지..
Leak 이론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https://marriott.tistory.com/190
3. 장치의 설정값 사라짐
Vacuum gauge의 표시 단위가 사라진 경우, 로봇의 티칭 값이 날아간 경우, 배터리의 수명을 다해 설정값이 사라진 motion driver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4. 장치 메이커에서 서비스 불가
TES, PLASMART는 사명을 변경하거나 인수 합병으로 구 모델의 경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뉴얼로 없다. IO List나 reference manual로 없다. 난감하다. 이런 경우에는 친분과 인맥으로 해결해야 한다. 제작사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면 통해 통해 매뉴얼을 구하거나 조언을 얻는 방법뿐일 것이다.
5. 기존에 접해 보지 못한 장치 (사용법을 모르거나 에러 조치 방법을 알 수 없음)
BECKHOFF IO SYSTEM, BECKHOFF PLC, TwinCAT, EL1018, EtherCAT Motion Driver 낯선 통신 모듈 시스템과 중량 이동을 위한 PLC 제어로 평시 접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쉽지 않다. 조금씩 조금씩 시행착오를 거쳐 해결해 나가고 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도움받을 곳도 마땅치 않다.
인터넷을 뒤지고(중국은 구글 접속이 쉽지 않다) 블로그 주인에게 문의하고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해서 조금씩 조치하고 있으나 갑갑한 마음이 떠나길 않는다.
6. 물리적 인원 부족
다른 나라의 셋업은 모르겠으나 여기 중국 쪽은 사람을 섭외해서 오는 경우 제대로 된 정보 없이 거의 셋업이 끝난 것처럼 유인하여 사람을 데려온다. 나도 처음에 이것에 오게 되어 이것저것 문의하였으나 거의 백업이 완료된 상태에 RF Plasma만 켜면 된다고 듣고 왔다. 막상 와서 보니 오배선과 케이블 미설치, 많은 알람, 그리고 상주해 있다던 전장 인력은 없고 챔버 내부 파츠는 다 어디로 갔는지.. 허.. 허..
여기는 적은 인력(인건비)으로 단시간에 백업을 해야 그만큼 남게 되는 구조라 어떻게든 데려와서 작업을 시키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약간의 과장과 회유로 일단 모셔오고 작업을 시키게 된다. 능력자의 경우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 나갈 것이다. 어떤 설비든 경험이 가장 중요하며 설비를 다뤄본 경험 있는 엔지니어를 모시면 백업의 절반은 해결한 것이다.
IO Check완료, 로봇 티칭과 리크(Leak)를 해결하고 고진공을 유지했다는 설비가 IO Module은 고장 나 있고, 로봇은 핸드가 없으며, 펌핑 배관(챔버에서 펌프로 연결되는 금속 배관)은 사라져 없어진 상태다. 문서로만 작업하고 경비만 받아 챙기고 짐을 싸서 집에 간 것이다.
7. 장치 수리를 위한 비용과 시간 (고장으로 분류하는 경우 백업 불가)
RF설비의 경우 RF Genarator, Matching box, Electrode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중요 요소중 하나인 matcher(matching box)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드웨어 고장이 의심된다. 현장에서 수리는 불가하고 matcher 자체를 교체하자니 하드웨어 구조상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수리나 교체 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다. 여기 저기에 전화하여 원인을 찾고 조치 방법을 문의하였다. 다행히 하드웨어 자체 문제는 아니고 좀 복작한 절차를 거치기는 했지만 수리나 교체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만일 이 문제가 조치되지 않았다면 파트 고장으로 분류하고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설비 백업이 늦어지며 일정에 차질이 발생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단순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결국 비용과 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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